전체 글8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몇 가지 정리 (2) 앞선 포스트에서는 철학에서 (말하자면) 주류라고 말해질 수 있는 철학적 논의를 끌어왔다. 이때 '주류'라는 건 어떤 의미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 그것은 이성 중심 철학이었다는 뜻이다. 철학에서 대체로 이성 중심주의는 플라톤 이후부터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주류로 평가받아 왔으나, 이성 중심주의가 불러온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게다가 홀로코스트라는 참사까지) 앞에서 서양 철학은 이성 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을 시작했다. 지금부터 이야기 할 철학 사조들은 이성 중심주의로부터 벗어나 말하자면 '반이성주의', 오늘날 이 단어가 오염되었다는 점을 들어 다른 단어로 바꾸어 보자면 '의지주의 철학'에 대해 논해보겠다. 1. 의지주의 철학이 역사철학적으로 가지는 개념 역사철학은 개별자의 의지를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 2023. 2. 21.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몇 가지 정리 (1) 학문이 철학으로부터 독립하기 이전, 그러니까 철학이 모든 학문의 아버지이자 제 자신이었던 시절엔 이러한 질문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 개별 학문들이 철학의 품을 떠나 자신만의 독자적은 활로를 개척하고, 심지어는 철학의 존재 의의를 묻게 된 순간부터 철학은 도대체 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중 대중이, 그러니까 모두가 듣더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철학의 근원적 물음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일 것이다. 이에 관련하여 철학사적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했는지를 짧게 정리해 보겠다. 1. 고대와 중세의 인간학 고대에는 인간을 인간 아닌 것과 구분하는 것은 이성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어떤 존재는 이성을 가짐에 의해 인.. 2023. 2. 21. 루소의 <사회 계약론>에 대한 짧은 정리 홉스의 자연상태가 사람에 치여 괴로운 상태였던 것에 반해, 루소의 자연상태 속 인간들은 본질적으로 각자 독립된 상태다. 자연상태의 인간들은 '자연적으로 평등'했다. 이때 평등은 홉스와 같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부터 자신을 인도하기에 충분한 이성을 부여받았기에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우월성을 바탕으로 타인을 자신의 권위에 복종시키나 자신의 의지를 타인에게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천부인권’이라고 부르는 이 루소의 자유와 평등 사상에서 어째서 그가 프랑스 혁명의 단초가 되었는지를 눈치 챌 수 있겠다. 의 1부에서 서술되는 평화로운―정확히 말하자면 서로 무관심한 채 각자의 생활을 영위하던―자연상태의 인간들이 어째서 불평등, 이익대립, 전제정치, 인간소외.. 2023. 2. 20. 우생학에 대한 몇 가지 반론 feat. 마이클 샌델 1. 어제의 우생학 우생학의 탄생 우생학은 19세기 후반에 탄생했다. 당시는 과학만능주의라고 해도 될 만큼 과학에 대한 믿음이 컸던 만큼 우생학의 사회적 해악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이 과학적인 것에 대한 추종과 인간적인 것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 미국은 수많은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거세시켰으며, 나치 독일은 장애인, 유대인, 집시를 집단 학살했다. 찰스 다윈은 (1859)에서 생존 경쟁을 통한 자연 선택이 생물 종의 진화를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생물학의 영역에만 한정했지만, 이 진화론은 당시 자유주의와 같은 사회철학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어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말한 공리주의자인 스펜서는 진화의 생존 경쟁이 인간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에 게으른 인간이 소멸되는 것이.. 2023. 2. 20.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