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8

대륙 이성론에 관한 몇 가지 노트 1. 대륙 이성론에서 인간 이성의 역할은 무엇이었는가? 아퀴나스는 믿음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이성을 아래에서부터 위로라고 말하며 믿음과 이성이 맞닿을 수 있다고 믿었지만, 스코투스와 오캄과 같은 중세 후기로 넘어오면서 믿음의 영역과 이성의 영역은 완전히 구분되기 시작하면서, 이성(철학)은 믿음(신학)의 영역에 개입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이는 곧 믿음이 이성의 영역에 침범할 수 없게 되는 일과 마찬가지여서 신학의 시녀였던 철학이 신학으로부터 독립하게 되었다. 중세시대의 몰락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이성의 올바름은 신이 담보해주던 것 아니었는가? 신이 인간에게 본유관념으로 넣어준 이성에 의해 우리는 올바른 인식이 가능했다. 피창조물로서의 유한자인 인간은 신이 인간에게 부여해.. 2023. 2. 20.
<리바이어던>에서 드러나는 통치자의 역설 홉스의 리바이어던의 3부는 로, 그 이름답게 그리스도교의 코먼웰스에 대해서 논한다. 중세가 끝나며, 종교로 인해 살인과 전쟁, 약탈과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마당에 그는 왜 다시금 그리스도교를 논하는가? 그를 위해서는 그의 리바이어던의 앞 내용, 자연권과 계약설을 짧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홉스는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평등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능력의 평등으로부터 목적을 얻고자 하는 똑같은 희망이 생긴다. 두 사람이 동일한 대상에 대해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나, 서로 만족하지 못할 때 두 사람은 적이 된다. 그런데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고 자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을 반사회적 성격을 지니고 태어난 존.. 2023. 2. 17.
칸트의 <윤리형이상학 정초>란 무엇일까? (2) 지난 게시물에서 칸트의 가 국내에서 가지는 의의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늘은 의 대략적인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먼저 칸트의 윤리학, 아니 오늘날 윤리학이라는 단어의 쓰임을 생각한다면 도덕 철학이라는 칸트의 표현을 빌려 말하도록 하자. 칸트의 도덕 철학은 그가 를 쓰기 전 쓴 책인 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다. 칸트는 도덕 철학을 윤리 '형이상학' 위에 세우려고 시도했기 때문이다. 의 내용을 짧게 떠올려 보자. 감성과 오성, 이성이라는 도대체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는 단어들부터 시작해 오성의 12범주, 순수 이성, 감성의 창, 감성의 잡다 등등 알 수 없는 단어가 즐비하다. 이런 개념어는 여기서 몰라도 좋다. 최대한 쉽게 설명해 보자. 칸트는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하는 윤리학을 만들고 싶어.. 2023. 2. 17.
칸트의 <윤리형이상학 정초>란 무엇일까? (1) 란 칸트가 자신의 철학을 통해 말하고 싶어 하였던 윤리학(겸 인식론)에 대해 짧게 정리한 책이다. '3대 비판서' 라고 알려진 , , 중 자신이 결국 말하고 싶었던 윤리학에 대해 서술한 의 맛보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실제로 을 쓴 뒤 을 쓰기 전에 칸트가 쓴 책이다). 이런 를 앞으로 몇 포스트 안으로 정리해 보는 연작을 작성하겠다. 그중에서 오늘은 가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의의에 대해 논해보겠다. 20세기 초 국내 칸트의 철학이 도입될 때부터 그랬지만, 한국에서 칸트는 '도덕철학자'로서의 의미를 가졌다. 1946년 한국에 대학이 세워진 이래 2014년까지 한국 대학에서 나온 칸트철학 박사학위 89편 중 은 26권, , 은 37편, 은 14편, 이들 모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12편이다. 이는 등 이론철.. 2023. 2. 16.